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계란
심영철
765
2017-01-19

초등학교 4학년 여름 방학때의 일입니다.
8월15일 광복절은 방학 중임에도 불구하고 학교에 가야 했습니다.
지금은 그렇지 않은거 같은데 그 때 그 시절에는 학교에 가서 국민의례를 간단히 하는 행사를 
무조건 해야 했고 만약 불참하면 결석에 준하는 벌칙이 있었던 듯 했습니다.

광복절 행사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종이비행기를 접어서 날리면서 놀고 있었습니다.
종이비행기도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었는데
일반적인 전투기 모양의 뾰족한 유형과
요즘 스텔스기 모양의 날개가 넓은 사각형 유형이 있었습니다.
후자는 만들기가 꽤 어려웠고 날개를 둥근 펜 같은 것으로 잘 말아서 곡선으로
만들어 줘야 했습니다. 
이런 공을 들인 만큼 비행 시간도 길었고 멀리 날아가곤 했습니다.

한번은 힘껏 던졌는데 꽤 멀리 날아가서
앞마당의 거름더미 위의 어딘가에 떨어졌습니다.
그 당시 저희 집에는 앞마당에 거름더미가 있었고
거름더미 여기 저기에 호박씨를 심어서 호박을 키웠습니다.
충분한 영양분의 공급으로 인해 호박은 하루가 다르게 뻗어나갔습니다.
하루만에 30~40cm 자라기도 했던 거 같습니다.
거름더미 전체와 앞마당의 일부는 호박넝쿨로 가득했고
어머니는 매일 아침 호박잎과 애호박을 따서
아침상에 올리시곤 했습니다.

아무튼, 거름더미 위에 올라가 비행기를 찾다가 
옆집의 닭 한마리를 발견했습니다.
시골에서는 닭들이 이 집 저 집 돌아다니며 
먹이를 찾기도 했습니다.
닭은 저를 보고서는 급히 도망을 쳤습니다.
그런데 제 눈을 의심할 만큼 놀라운 것들을 발견했습니다.
바로 계란 십여 개였습니다.
호박 넝쿨 속에 닭이 십여 개의 계란을 깐 거였습니다.

옆집의 닭이 저희 집에 알을 낳았다는 것과
그리고 이 사실을 옆집에서는 모를 것이라는 생각에
그 계란을 모두 삶아서
저희 남매들이 맛있게 먹었습니다.

그리고 그 날 저녁 난리가 났습니다.
옆집 아주머니가 계란이 없어졌다고 항의를 한 것입니다.
그 계란은 유정란이었고 어미 닭이 부화를 위해
며칠째 품고 있었는데
그걸 저희가 먹어 버린 것이었습니다.
며칠만 있으면 귀여운 병아리가 될 것을
저희가 그만 먹은 것입니다.



AI로 인한 천문학적인 가금류 살처분 영향으로 계란 값이 급등했습니다. 
계란 한 판의 가격이 거의 2배 가까이 올랐다고 합니다. 
어떤 분은 우리 나라 양계업은 사실상 끝났다고 단언을 하였습니다.
AI가 변이도 많고 철새들이 옮기는 등 통제하기 어렵고
이번 살처분 규모가 엄청나서 회복이 불가능할거라는 이유에서입니다.

그 흔한 계란이 값이 올라가고 귀해지는 것처럼
값싸고 흔한 것들이 그 가치에 비해 저평가되어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.
공기, 물, 그리고 건강 등등
그런 것들에 감사하면서 살아가는 것도 삶의 지혜라고 생각합니다.

autopay (2017-01-19 18:11)
맞습니다^^ 선생님^^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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